<앵커 멘트>
세계 각국 정부가 담배와의 전쟁에 칼을 빼들었다는 보도, 어제 해드렸죠.
흡연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통제책이 힘을 얻는 이유는 뭘까요?
흡연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들이마셔야 하는 '간접흡연'이 생각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공기 중으로 다 퍼지는데 그게 뭐 얼마나 위험할까?' 싶으신가요?
지금부터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출동 5인조, 류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재 우리나라 흡연인구는 840만 명으로 국민 4명 가운데 한 명꼴 입니다.
문제는 발이 없는 저 연기입니다.
<인터뷰> 시민 : "걸어가면서 피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뒤로 냄새 다 나요. 공공장소에서는 좀 피지 마세요!"
<인터뷰> 시민 : "피는거야 자유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진짜 싫죠. 말은 못하고...법으로 좀 못하게..."
400종의 독극물과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담배.
이 담배를 피우면 필터를 거쳐 흡연자 폐로 들어갔다 나오는 '주류연'과 담배 끝에서 걸러지지 않고 나오는 생연기, '부류연'이 나옵니다.
이 부류연이 간접흡연의 주성분입니다.
각각의 독성을 비교해 봤습니다.
6분이 지나자 필터 연기 쪽 쥐들은 멀쩡하지만 생연기 쪽 쥐들은 경련을 일으키다 사지가 굳어버립니다.
혈관 관측이 쉬운 토끼 귀로도 비교해봤습니다.
필터 연기엔 차츰 혈관이 좁아지는가 싶더니 곧 다시 돌아오지만, 생연기는 맡자마자 혈관이 사라져버립니다.
순간 피가 통하지 않은 것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각각의 성분을 분석해 보니 생연기에 벤젠 5~10배, 벤조피렌 2~3배, 타르 3~4배 등 발암물질이 훨씬 많았습니다.
게다가 이런 발암물질은 입자가 훨씬 미세해 폐 속 더 깊숙이 달라붙습니다.
<인터뷰> 서홍관(국립암센터 전문의) : "간접흡연자도 직접흡연자와 같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거죠.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일생을 추적한 여러 연구에서 같은 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엔 취재팀이 직접 간접흡연의 위력을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바람부는 거리. 1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순간 두배 가까이 올라갑니다.
이번엔 10여평 되는 식당에서 세사람이 담배를 피우게 한 뒤 20분쯤 지나 공기를 채집, 분석해보니, 독성물인 벤젠과 톨루엔 등이 7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환경실험연구소 연구원 : "벤젠이 이렇게까지 높게 올라간 걸 흔히 볼 수 없습니다. 인체에 상당히 유해한 정도죠."
간접흡연에 일상적으로 노출될 경우 암 발병률 30% 증가, 심장질환 30%, 유산위험 67% 증가 골다공증 3배 증가하고, 영아돌연사의 약 60%는 간접흡연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 가운데 80%는 비흡연자입니다.
WHO는 해마다 직장내 간접흡연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2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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