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21회기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등 일부 한기총 대의원들이 지난 20일 정기총회에서 임시의장을 선출, 길자연 목사를 22회기 대표회장으로 인준한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27일 오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3층에서 정기총회 속회를 선언하고 이 목사가 다음 대표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을 결의했다. 또 임원 및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도 당분간 존속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이 목사에게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하는 데 앞장섰던 인사들에 대한 징계 범위를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목사는 조만간 대표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새롭게 꾸릴 예정이다. 속회에는 최성규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윤기 박중선 박남수 최귀수 최충하 신광수 한동숙 문원순 김호윤 한창영 목사, 김동근 장로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 총회 속회가 참여 교단 및 회원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향후 법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길 목사 측이 28일 한기총에서 임원회를 갖고 속회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 가담자 처리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양측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기총 명예회장을 비롯해 66개 회원 교단 및 19개 단체들의 입장 표명과 행동 통일 여부에 따라 이번 속회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한 목회자는 “교회는 주님의 몸이기 때문에 결코 부패하지 않는다. 부패한 인간들이 있을 뿐이라는 어거스틴의 말이 떠오른다”고 안타까워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